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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라운 것은 나스닥에 상장된 다른 채굴기업들의 주가 흐름이다. 캐나다에 기반을 둔 비트팜스(BITF) 주가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736% 상승했으며, 허트8(HUT)과 라이엇 블록체인(RIOT) 주가는 각각 1010%와 913% 상승했다. 원래 대표적인 비트코인 관련주로 분류되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테슬라(TSLA), 스퀘어(SQ) 등 유명 기업들의 주가와 비교해도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가히 압도적이다.
채굴기업들의 이러한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기관투자가들이다.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이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부각되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해야 하는 기관들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제공해왔다. 평소 까다로운 컴플라이언스 조건 때문에 아무 자산에나 투자할 수 없는 기관들은, 아직 법적 지위가 애매모호한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보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등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난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원래 대표적인 비트코인 간접투자 수단으로 사랑받아온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의 인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 최대의 투자은행 중 한 곳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31일 자사 펀드 '모건스탠리 유럽 오퍼튜니티 펀드(Morgan Stanley Europe Opportunity Fund)'를 통해 GBTC 5만8116주를 추가 매입하며 보유량을 2배 가까이 늘렸다고 밝혔으며,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 역시 지난 7월 GBTC 45만주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BTC로 몰려드는 글로벌 기관자금의 증가는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의 주가 상승과 더불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비트코인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비트코인 간접투자를 원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이런 현상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장은 불투명한 회계처리와 화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여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등의 이유로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그런 반면, 북미 지역 채굴기업들은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어 정보공개도 비교적 투명하고 대부분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여 채굴하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워 투자 대상으로 고르기 용이하다. 투자하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준수 여부까지 꼼꼼히 따져야 하는 기관들로서는 비트코인 채굴산업의 주 무대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오는 현상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경쟁이 심화된 최근에는 채산성 정도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건이 되었다. 요즘은 얼마나 값싼 전기를 공급받는지보다는 얼마나 많은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지 여부가 채굴기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한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벤처캐피털과 헤지펀드들은 비트코인 채굴기업에 투자할때 다음 기준에 따라 투자 대상을 선택한다.
첫째,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에 클린 에너지 사용 비율이 얼마나 되나?
둘째, 경영진이 당초 발표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나?
셋째, 채굴 시설이 위치한 지역의 정부가 규제 친화적인가?
서두에 소개한 미국과 캐나다 기반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은 모두 이 세 가지 요건을 훌륭하게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1년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마라톤 디지털의 경우 2022년 1분기까지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의 70%를 탄소중립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며, 경영진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 약속한 대로 3만대의 채굴기를 추가매입하여 총 13만3000대의 채굴기를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또한 마라톤 디지털이 위치한 몬태나주는 미국 로키산맥 부근에 위치한 주들 중 와이오밍, 콜로라도에 이어 세 번째로 블록체인 산업 진흥법을 도입한 주이다.
현재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마라톤 디지털이 37억 달러, 허트8이 15억 달러로 둘이 합쳐서 52억 달러(약 6조원) 정도이다. 지난 8월 기준, 양사가 한 달간 채굴한 비트코인 개수는 마라톤 디지털이 460BTC, 허트8이 362BTC로 둘이 합쳐 총 822BTC를 채굴했다. 이를 통해 연간 비트코인 채굴량을 예측해보면 9864BTC(822×12=9864)가 나오며, 이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5만달러 기준으로 약 5억달러(약 6000억원)에 해당한다. 6000억원의 자산가치를 지닌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6조원이므로 현재 두 기업의 멀티플은 10배이다.
만약 다음 반감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두 회사가 지금처럼 연간 1만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다면 두 회사는 약 6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그때까지 유지되기만 해도 자산가치는 약 3조원이 되며,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자산가치는 6조원이 된다. 여기에 현재 멀티플 10배를 적용하면 두 회사의 가치는 60조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12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계산은 어디까지나 두 회사의 핵심 자산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적어도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높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베스트셀러 경제 서적인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0'에 수렴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사람이라면 비트코인 채굴기업에 대한 투자도 피해야 한다. 이 회사들의 가치는 비트코인의 가치와 운명 공동체라는것을 잊지 말자.
사실 그동안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은 자주 대중의 지탄을 받아왔다. 실체도 없는 비트코인을 캐내기 위해 너무 많은 전기를 쓰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지구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과거 중국이 대부분의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를 점유하고 있을 때만 해도 이는 어느 정도 맞는 주장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중국에서 북미 지역으로 산업의 거점이 이동하자, 비트코인 채굴은 클린 에너지를 사용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망 성장산업으로 탈바꿈했다. 만약 그동안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대신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을 공부해 보자. 남들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게 비트코인 세계에 입문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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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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